안녕하세요~ 푸른나래입니다.
여름이다보니 무서운 이야기모음이나 영화 등이 땡기시지 않나요?
저는 여름 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공포이야기나 영화들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그동안 제가 봤던 무서운 이야기모음들 중에 재밌었던 이야기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럼 재밌게 봐주세요 ^^
1. 레딧 공포이야기
레딧은 미국의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여기서 공포이야기를 쓰는 게시판이 있는데 최고의 이야기였나 이런 상을 받은 재밌는 썰이에요 ^^
시작합니다.
나는 자칭 모험가야. 난 다른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장소에, 다른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것들을 찾아가는 일을 좋아하지. 난 대도시에서 사는 사람이라서 내가 대부분 하는 일은 도시의 버려진 장소들을 탐험하는 일이야. 그리고 그런 곳들을 사진으로 찍는 거. 내가 레딧에서 보통 활동하는 곳은/r/abandonedporn이나 /r/urbanexploration같은 곳들이지만, 여기서 거기를 언급하지는 않을게. Nosleep에 글을 쓰기 위해서 계정을 하나 새로 만들었기 때문에, 아마 나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믿어.
아마 내 신조를 nosleep 여러분들도 잘 이해할 거라고 생각해. “더 으스스할수록 더 좋다”는 모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팟은 버려진 폐 정신병원이나 요양원 같은 곳들이야. 이런 곳들에는 보통 무시무시한 전설 같은 게 따라붙기 마련이니까. 그래도 이런 곳들을 다니면서 한번도 귀신 같은 걸 본적은 없어. 적어도 저번 주 까지만 해도 난 초자연적인 현상 같은 건 하나도 안 믿었어.
내가 nosleep을 일 년 넘게 눈팅하다가 드디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나 nosleep에 맨날 상주하고 있거든) 저번 주에 여행하다가 이상한 일을 겪어서야.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바깥 바람이 좀 쐬고 싶었거든? 그래서 San Francisco에 사는 내 친구네 집에 기분 전환하러 가기로 했어.
내가 사는 해변 도시 (아마 어딘지 대충 눈치 챌 수 있을거야) 에서 거기까지는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12시간 정도 쭉 달려야 돼. 근데 난 혼자 드라이브 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계획을 짤 때 바다가 보이는 그런 비포장도로를 거쳐가도록 방향을 잡았어. 조그만 마을들이랑 숲 같은 데가군데군데 보이는 그런 길들 있잖아. 거기다가 길 가다가 멋있는 오두막집이나 조그마한 레스토랑 같은 데를 발견하면 꼭 들렀어. 그래서 San Francisco까지 가는 내 여정이 엄청나게 길어졌지. 일단 첫 날에는 한 예닐곱 시간 정도 달렸던 거 같애.
해질 때쯤 해서 묵을 곳을 찾았는데, 내 눈에 들어오는 건 텅 빈 도로랑 나무들 뿐이었어. 폰으로 근처에 어디쯤 호텔이 있는지 찾을 수도 있었겠지만그렇게 하기 싫었어. 난 우연을 좋아하거든. 난 그냥 내가 남쪽으로 가고 있다는 것만 확실하면 족했어. 그쪽으로 쭉 가다 보면 언젠가는 문명 도시를만나게 되어 있었을 테니까.
해가 나무들 사이로 천천히 지고 있을 때쯤 해서는 가볍게 비가 좀 내리고 있었어. 이맘 때쯤 해서는 항상 이런 비가 내리곤 했었지. 난 길에서 잠깐 시선을 떼서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라이터를 더듬어서 찾았어. 그리고는 밖이 너무 어두워졌다는 걸 깨닫고 헤드라이트를 켰지. 그러고 앞을 보자마자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어.
비 때문에 내 차가 몇 미터 정도 미끄러졌지만 다행히도 콘크리트 벽에 내 차를 꼴아 박기 바로 전에 차를 세울 수 있었어. 뭐 경고판 같은 것도 없었고“앞에 길이 막혀 있음” 뭐 이런 표시판 같은 것도 전혀 없었어. 그냥 낮은 콘크리트 벽 네 개가 진짜 뜬금없이 서 있었다니까? 그게 차선 두 개를 다 막고 서 있었어. 내가 제 때 보지 않았으면 제대로 정면충돌했을 거라고. 난 시속 70km로 달리고 있는 중이었단 말이야. 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차를 갖다 박았을까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숨을 골랐어. 아마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 거야. 여기로 오는 두 시간 동안 차는 한 대도 못 봤으니까.
처량하게 찌그러진 통행 금지 표지판에는 숲 사이, 길 오른쪽으로 나 있는 우회 도로를 이용하라고 써 있었어. 아마 그 도로를 타면 다시 고속도로로돌아가게 돼 있었겠지. 하지만 내 시선은 이미 그 벽 너머에 나 있는 도로로 가 있었는걸. 그 길 위에는 어떤 인공적인 건축물도 보이지 않았고, 내가지금까지 줄곧 달려왔던 그 도로와 마찬가지로 되게 낡아 보였어.
결정을 내리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 천천히, 통행금지 사인을 애써 무시하며 나는 벽 옆에 나 있는 자갈길로 차를 몰았어. 꽤 쉽게 방벽을 돌아서 갈 수 있었지. 한 삼십 분쯤 달렸나? 그래도 건물이라던가 사람 같은 건 하나도 안 보였어.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었고, 나는 조금 불안해하고 있었어. 그래도 그건 내 호기심만 부채질 할 뿐이었어. 이 막힌 길 끝에는 뭐가 있는 걸까?
언덕을 하나 넘으니까 건물 몇 개가 저 멀리 보이더라고. 그리고 길 옆에는 나무로 된 표지판이 있었어. “____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내가 이름을내 임의대로 안 써 논 게 아니야. 나도 이 마을 이름이 뭔지 궁금하다고.
글씨를 전혀 읽을 수가 없었어. 그 표지판 아래쪽은 까만색 페인트 같은 걸로 칠해져 있었어. 페인트가 아니라 무슨 덩굴식물 같은 거였나? 어두워서잘 안 보였는데, 하여튼 그 나무 표지판 아래 쪽은 완전 다 긁히고 찢기고 너덜너덜했어. 야생동물이 지나가다가 그렇게 해 놨나봐. 근데 자세히 보니까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 같은 흔적도 있었어. 그 까만 페인트 위에다가 힘을 줘서 꾹꾹 눌러 쓴 거 같은 거였어. 나는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고 플래시 불빛을 비춰봤어.
“들어와”
이상하지. 그래도 이 정도는 별 거 아니야. 지금까지 흉가 탐험하면서 이거보다 더 한 낙서도 더 많이 봤으니까. 이걸 보니까 내 심장이 흥분돼서 막 뛰었어
나는 마을 안 쪽으로 차를 몰았어. 그러고서 마음 속으로 몇 군데를 점찍어 놨지. 텅텅 비고 어두운 건물들. 특히 경찰서. 창문이 모조리 다 깨진 곳에다가 임시로 판자를 덧대 놓았는데 길바닥에 아직도 유리 조각이 즐비해 있더라고. 집들은 다 문 경첩이 다 부서져 있었고 셔터는 우그러진 채였어. 식료품 가게 입구에는 가로등이 음산한 초록색으로 켜져 있었어. 아파트 창문은 그 표지판에 있던 그 얼룩 같은 까만색으로 다 칠해져 있더라고.
나가고 싶어서 속이 근질근질할 지경이었지만 난 차 밖으로 나가지 않았어. 밖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었고 난 점점 피곤해지고 있었으니까. 거기다난 혼자였고 이 마을에 대한 아무 정보도 없었어. 그냥 무작정 들어갔다가 안에 누가 있으면 어떡해. 난 플래시 하나 밖에 없었다고.
그게 문제였어. 보통 버려진 장소에 가면 한 오십 년 정도 사람이 안 산 것 같은 기분이 든단 말이야? 문이랑 창문에 덧대어져 있는 판자나 간간이 들어오는 가로등 같은 걸 보면 이 마을은 무슨 바로 어제까지 사람이 살았던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건물들도 비교적 멀쩡해보였고 석조 같은 것들도 전혀 바스라지지 않았고. 적어도 겉으로 보이는 건 그랬어. 어디에나 있는 그 까만 페인트를 제외하고서는 낙서 같은 것도 전혀 없었어. 건물 양식도 꽤최근 것인 것 같았어.
이게 진짜 버려진 마을일까? 그럴 거라고 생각했던 게 사람은 한 명도 없었으니까. 차들은 다 주차장에서 먼지를 뽀얗게 얹은 채로 서 있었고 가게들도 다 문을 닫았어. 이건 그냥 내 망상인 것 같은데, 그 “들어와” 표지판을 지나고 난 다음부터는 사방에서 누가 날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표지판에 써 있는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 전혀 환영받지 못하는 느낌이었지. 나 때문에 방해를 받을 사람은 아무도 이곳에 없는데도.
아 그 냄새도 있었어. 좀 희미하기는 했지만 내가 마을에 들어올 때부터 계속 있었던 거야. 오래된 흙 같은 냄새. 왜 지하실 같은 어둡고 축축한 데서나는 냄새 있지. 곰팡이! 맞아, 곰팡이 냄새였어.
나는 차 속도를 높여서 이 마을을 지나 계속 남쪽으로 가기로 결심했어. 이 근처에 어딘가 머물 곳을 찾은 다음에 아침에 다시 탐험 장비를 갖춰서 여기 와야지. 그 아파트 건물이랑 경찰서 건물이 특히 마음에 들었어. 예전에 경찰서를 가본 적은 한번도 없었거든.
그렇게 생각하면서 마을의 남쪽 끝에 있는 다리를 막 지날 때였어. 건물들을 뒤로 하고 이제 막 숲으로 진입하려는 차였는데, 그 때 누가 다리 밑 개울쪽으로 내려가고 있는 걸 본 거야. 진짜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 난 마을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단 말이야.
난 차를 멈췄지만 점점 어두워지고 있는 통에 그 여자(여자였던듯)를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어. 그 여자는 진짜 진짜 진짜 말랐었어. 거의 기아 수준?어두웠지만 그건 확실하게 보였어. 그리고 눈에 띄게 절뚝거리면서 걸어가더라고. 머리가 거의 다 벗겨져서 완전 대머리 같았는데 정수리 부근에만 되게 가는, 막 바스라질 것 같은 갈색 머리카락 몇 뭉치가 붙어 있었어. 근데 되게 길었다? 거의 어깨를 넘어서는 길이였어. 옷은 그냥 몸에 간신히 걸쳐져 있는 수준이었고.
난 그냥 입을 헤 버리고 그 여자를 잠깐 보고만 있다가 그 여자가 사라지고 나서 속력을 높여서 다리를 건넜어. 여자는 내 쪽을 보지는 않았어. 내 차헤드라이트가 그 여자를 비추고 있었는데도. 저 여자를 도와줘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는데, 곧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뒤를 이었어. 나는 혼자인데다가 몸을 보호할 아무런 장비도 갖추지 않은 여자라고. 그리고 저 다리 아래에 누가, 또 뭐가 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는 노릇이고.이럴 땐 직감대로 가는 게 현명해.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예의 그 콘크리트 벽을 다시 봤어. 그리고 고속도로로 통하는 또 다른 우회도로가 있었고. 꼭 이 마을을 다른 곳으로부터 고립시키기 위해서 콘크리트 벽을 세운 것 같은 느낌이었어. 왜지?
난 고속도로 근처에 있는 모텔에 짐을 풀었어. 옆에 주유소도 하나 딸려 있더라고. 거기서 밤을 보낸 다음에 다음 날 아침에 다시 거기 가보기로 했지.난 San Francisco에 있는 내 친구한테 신나서 전화를 걸어서 내가 뭘 발견했는지를 설명해줬어. 그리고 하루 정도 더 늦을 것 같다고도 얘기했어. 그마을 밖으로 나가고 나니까 불안한 기분이 한결 가시더라고. 그 마을이 겁나 조용하고 으스스한 데다가, 그 여자는 진짜 세상에서 제일 이상해 보였지만 고속도로가 거기서 한 오 미터도 안 떨어져 있다는 걸 안 다음에는 좀 안심이 됐어. 고속도로가 바로 지척이니까 뭐 들락날락 하는 별난 사람들도많겠지. 마을에 무단으로 살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노숙자들 상대하는 것도 모험의 일부니까, 뭐.
그래서, 난 다시 거기로 가봤어. 거기 간 다음부터는 좀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아마 다음에 쓸 내용부터 너희들도 알게 될거야. 내가 이걸 다른 데도 아니고 왜 nosleep에 써야 했는지. 이번 글에 쓴 이야기가 별로 재미 없어도 이해해 줘.
나 구글에다가 ‘오레건에 있는 버려진 마을’이라고 쳐봤는데 아무것도 이 마을이랑 일치하는 곳은 없더라고? 이런 장소에 대해서 혹시 알고 있는 사람 있어? 뭔가 버려진 것 같고 곰팡이 냄새가 나는 마을. 내가 이름을 알려줄 수 없는 건 진심 미안하게 생각해.
이건 감염된 마을이라는 제목의 이야기인데 재밌지 않나요?
뭔가 우리나라의 귀신나오고 그런 류의 공포에 질리셨다면 재밌게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건 완결도 나있으니깐 구글에 감염된 마을이라고 치면 나올 거에요 ^^
자 그럼 두번째 무서운이야기모음까지 쓰고 마무리 짓겠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쓰겠습니다.
때는 제가 백마부대 예하연대에서 군복무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가 아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벌써 5년정도 지난 일이라 잘 기억은 안나지만요.. 제가 소속된 중대에서는
야간에 부대순찰근무를 섰었는데 아마 동초근무라고들 불렀지요? 이날은 제가 동초근무를 서는
날이었습니다. 이날 근무시간은 확실히 기억합니다. 오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근무였었지요.
불침번이 깨우길래 복장 다 갖추고 나가니 항상 제 부사수로 같이 근무를 나가던 후임이 행정반에서
제 총까지 빼서 기다리고 있더군요.(저와 같이 근무 선 후임을 이제부터 삐돌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역시나 당직사관은 옆 생활관에서 자고 있고 당직부사관인 제 동기만
인트라넷하면서 놀고 있었습니다. (이때 제 계급은 갓병장 제 후임은 상병 말이었어요.) 저는 뭐 동기다
보니 근무신고같은건 그냥 "갔다올게"로 대신했습니다. 막사 밖을 나가니까 전번근무자(제 동기 한명과
그 후임)이 저희 나오는거 기다리면서 담배하나 피고 있더라구요. 저도 담배도 하나 얻어피고
인수인계도 하려고 다가갔습니다.
나 : "담배 하나만 줘, 뭐 인수인계 할 거 있어?"
전번근무자 동기 : " 우리 뭐 인수인계할거 있었나?"
전번근무자 부사수 : " 없었지 말입니다. 아 그 어디였더라 아까 위병소 보니까 어떤 중대 소대장이
들어왔었습니다. "
나 : "어느 중대인진 모르고? 일단 알았어."
대충 이렇게 얘기하고 저하고 삐돌이는 근무를 돌러 갔죠. 근무 끝날때까지는 진짜 무난하고 그냥
평소처럼 얘기나 하면서 부대 안 산책돌고 있었습니다. 이러다가 근무 교대시간이 30분정도 남았나?
마지막으로 부대 차고 한번 돌고가면 시간 딱 맞을 것 같아서 저하고 삐돌이는 차고로 갔죠.
위 그림 참고해서 보시면 저희는 차고 입구서부터 들어가는데 저 앞에 무슨 사람 모양이 보이는 겁니다.
지금 시간에는 부대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시간이어서 저하고 삐돌이는
약간 긴장습니다. 저희 부대가 워낙 전방이라 솔직히 이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하는게 있잖아요?
간첩이라든가 아니면 철책넘어서 들어온 민간인이라든가... 살짝 당직사관이나 사령인가 생각해 봤지만
혼자다니진 않잖아요? 대충 보니까 총도 없구요. 그래서 저하고 삐돌이는 둘 다 이상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 저거 이상하다 '
다행히 저 쪽에선 저희쪽이 어두워서 그런지 저희를 못본 것 같았습니다.
삐돌이 : 박병장님 저 사람 뭡니까 ?
나 : 모르겠다 일단 조용히 가보자 차 뒤쪽으로 돌아서 가자.
이렇게 해서 저하고 삐돌이는 차 뒤쪽으로 돌아서 가고 있는데 거수자 ( 거동이 수상한 사람)가
갑자기 오솔길로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저 오솔길은 참 쓸데없는 길이라서 아무도 안다니거든요?
하두 안다녀서 풀로 덮여져가지고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뿐더러 경사가 심해서 밤에 잘못가다간 다치는
길입니다. 거참 수상하지 않습니까 정말? 이때 진심 긴장 100% 였습니다.
나 : 저새끼 뭐냐 저거 진심 간첩인가
삐돌이 : 아 겁주지 마십시지 말입니다..
장난 아니고 진심으로 말한거라 삐돌이도 조금 겁먹었나 봅니다.. 여기서 저는 선택을 해야 됐습니다.
가지고 있는 무전기(이름이 잘 생각안나네요 P뭐였더라..)로 무전때려서 5대기 불러야되나 아니면
조금 더 따라가봐야 되나.. 여기서 저는 5대기 부르는건 좀 오바라고 생각해서 삐돌이하고 같이
뒤따라가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무슨일이 생기면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저희 부대가 임진강 근처 북한하고 정말 별로 안떨어진 곳이라서 야간근무자들에게 실탄을 주었었습니다.
저도 상탄 2발 빼고는 나머지 모두 실탄이었구요.
나 : 야.. 총 일발 장전해라. 저새끼 따라가보자
삐돌이 : (말없이 장전)
저하고 삐돌이는 이때부터 한마디도 안하고 거수자 따라 갔습니다. 처음에 봤을때는 몰랐는데
따라가면서 뒷모습을 보니까 저놈 뭔가를 짊어지고 있었습니다. 보따리? 쌀포대? 이런거였습니다.
끝까지 따라가다보니 오솔길의 끝에 위치한 법당에서 멈추더군요. 저하고 삐돌이는 조용히 멀리서
지켜봤습니다. 뭘 하나.. 궁금하잖아요? 보니까 갑자기 포대안에서 삽을 꺼내서 삽질을 하는겁니다.
지금 시간에 삽질? 이때 번뜩 스친 생각이
' 아 저새끼 간첩이다. 폭탄 심어두려는 거구나. 내일 일요일이라 불교 종교행사 있는데!
저거 잡으면 난 전역할때까지 휴가인거다 '
참 웃기죠? 아무튼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저는 삐돌이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나 : 쟤 슬슬 잡자 내가 수하할테니까 너 쟤 겨누고 있어. 알겠냐. 덤비면 무조건 공포탄 2발 다 쏴.
삐돌이 : 알겠습니다.
조금 앞으로 다가가서 다시 엄폐한다음 수하했습니다.
(수하 어떻게 했는지하고 저 때 암구어가 잘 기억이 안나네요..)
나 : 정지, 정지 움직이면 쏜다. 화랑
거수자 : (삽질하다가 멈추고.. 묵묵묵답)
나 : 화랑! 화랑!
거수자 : 야 나 야 나
나 : 화랑!
거수자 : 나라니까 임마.(이러면서 저한테 조금씩 다가오려고함 )
나 : 정지! 움직이면 쏜다. 누구십니까 ? (간부들은 보통 암구어 안외우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거수자 : 나 임마 XX중대 소대장.
XX중대 소대장은 저도 잘 알고 있는 간부여서 얼굴 확인하고 싶었지만 법당앞이 하두 어두워서 얼굴
이 안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라이트 켜서 거수자 얼굴을 비췄는데 눈이 부셨는지 팔로
얼굴을 가리더군요. 근데 보니까 체격하고 목소리 같은게 다른겁니다. 긴장감 200%로 늘어났습니다.
나 : 신원확인이 안됩니다. 무기 버리고 엎드려.(농담으로 엎드려가 아니라 진심이었습니다.)
거수자 : 뭐라는거야 임마
나 : 무기 버리고 엎드려. 3회 이상 불응시 쏜다.
거수자 : 이새끼가!
거수자가 들고 있던 삽 저한테 던지려고 합니다. 이때 총소리 울렸습니다.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공포탄이여도 소리 꽤 큽니다. 게다가 야간에 쏘면 부대 전체에 다 들리죠.
네 숨어있던 삐돌이가 쏜거였습니다. 총소리가 들리자 거수자 삽버리고 도망치더군요.
나 : 저 씨발놈이! 정지!! (무전기로) 5대기 비상 5대기 비상 위치는 법당. 현재 거수자 후문으로 도주중.
당직부사령 : (무전기는 상황실과 연결되있습니다.) 무슨일이야?
나 : 거수자 출현 거수자 출현 현재 후문으로 도주중.
그 다음 무전은 다 씹고 저하고 삐돌이 거수자 겁나 쫒아갔습니다. 쫒아가다면서 정지를 몇번 외치고
공포탄은 저하고 삐돌이 둘 다 2발씩 다 써서 이제는 실탄밖에 안남은 상황이었죠. 솔직히 실탄
쏠 자신 있습니까? 5대기도 불렀겠다 계속 쫒아가기만 했습니다. 후문 쯤 다 가니까 5대기 후문에서
대기타고 있더군요. 거수자 앞은 5대기 애들 진치고 있고 뒤는 저하고 삐돌이가 막고 있으니
빠질 구멍이 없어졌습니다. 거수자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5대기 중에 곤봉 든애들 뛰어와서
거수자 때려 눕히고 포박한 다음에 얼굴 자세히 보니까 참네 우리부대 간부가 맞긴 맞는데
딴 중대에 딴 소대장이었습니다. 왜 도망쳤을까? 하고 생각하니까 그놈이 가지고 있던 포대가
생각나더군요. 5대기 소대장한테 말했습니다.
나 : 소대장님 법당에 거수자가 들고온 포대가 하나 있던데 회수해오지 말입니다.
그래서 포대 회수해 오는데 회수해가지고 들고오는 병사들 표정이 이거 뭐 얼굴색이 파래져서 옵니다.
병사들 : 소대장님 이거 큰일났습니다.
소대장 : 뭔데?
이때 당직 사령이 멀리서 뛰어옵니다. 저하고 삐돌이, 5대기 부대원들, 당직사령 그리고 포박되 있는
거수자가 한자리에 모였는데 당직사령이 이거 뭐냐고 포대를 풀어보라고 합니다. 들고 있던 병사가
병사 : 여기서 꺼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상황실에서 보면 안되겠습니까?
라고 심각하게 말하는 겁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당직사령이 말했습니다
당직사령 : 5대기 소대장하고 너네(저와 삐돌이) 그리고 5대기 분대장들만 쟤 끌고 따라와. 나머지는
돌아가 있어.
이렇게 거수자 끌고 포대 가지고 상황실에 갔는데... 포대 풀어보니까 미친-_- 사람 시체입니다.
그것도 토막난거. 팔하고 다리하고 있네요. 몸통하고 머리는 없고. 저 이때 토나올 뻔했습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저하고 삐돌이 이날 연대장하고 사단장 올때까지 한숨도 못자고 다음날 아침까지
상황실에서 대기탔습니다. 그리고 몇날 몇일 헌병에 끌려다니면서 조사받는데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나중에 거수자 조사해보니.. 여친이 돈 안빌려준다고 술쳐마시고 여친 엄마를 죽이고 그 엄마 토막내서
묻을곳 찾는데 부대 안에 묻으면 아무도 모를 것 같아서 큰것들(머리하고 몸통)은 나중에 묻기로하고
일단 작은것들만 가져와서 묻으려고 했던거였습니다. 재수없게(?) 저희한테 걸린거구요. 이 사건 이후로
저하고 삐돌이는 휴가는 개뿔 사단장의 조용히 지내라는 말과 함께 무언의 눈빛을 받고는 진짜 조용히
지냈습니다.
이 썰은 오늘의 유머라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등록된 글입니다.
우연히 구글에서 군대 공포라고 검색했는데 발견했는데 재밌네요 ^^
그럼 무더운 여름 다들 무서운이야기 모음 보면서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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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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